물흐르듯이 순리대로
매화꽃에 묻혀서 - 3,(2018년 3월 25일) 본문
청매실농원이 자리한 이곳 지명은 섬진마을인데
매화가 하도 많아 섬진마을 보다는 매화마을로 더 유명해진 곳이다,
백운산(쫓비산) 자락에 자리잡은 매화마을은 흰 매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홍매, 청매, 동백까지 흰 도화지에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이 절묘하다. 이곳은 강변에 자리잡아 습도가 높고 일조량도
높아 따뜻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매실이 자라기 가장 좋은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섬진강을 따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매화마을,
후두득 후두득 팝콘처름 매화꽃이 불거진다. 너무 진하지도 너무 옅지도 않은 매화향, 불어오는 바람에
은은하게 백운산 허리를 감아 돌면 섬진강 제첩 아낙네도 그 향에 취해 바람이 난다는 곳이다
이곳의 매화가 으뜸인 이유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기에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규모와 배경 때문에도 유명하다. 무려 15만평에 이르는 백운산 허리에 매화꽃이 만발하면 정신이 아득해 진다
예전에는 매화나무 사이로 가을보리를 심어 이른 봄이 되면
매화나무 사이 사이에 보리 싹이 파릇 파릇 돋아 나기 시작 했는데 올해는 보리싹을 볼수가 없었다,
봄이 오는 소리.
꽃이 터지는 소리
껍질 벗기고 새순 나오는 소리
강물 사이사이로 생명들 뒤척이는 소리,
그 소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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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섬진강에는 강물과 매화 소리가 함께 흐른다.
천송이 흰눈 내리는 가운데
몇가지 매화꽃이 형이다 아우다 가리기 어렵게 한가지로 피었네
눈과 매화의 맑고 참 됨이 들 늙은이에게 걸맞아
셋을 이루는 경치가 어찌 꼭 적선의 술잔 만이랴,
- 오 건 -
학사루 앞에 홀로선 신선
서로 만나 웃으니 옜과 다름 없고나,
가마가 지나치려 하매 더위잡고 돌아오니
올해의 봄 바람은 지나치게도 휘몰아친다
- 김종직 -
쫏비산 중턱에 올라서서 섬진강을 내려다 본다,
이곳에서 보는 매화 천국은 높이 오른 만큼 더 잘 보인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 진달래꽃, /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매화에 치여 숨도 제대로 못쉬고 조용히 숨어있는 듯한 진달래를 만난다,
가시는 임의 앞길에 꽃을 뿌려 임의 앞길을 축복하겠다는 뜻이 담긴 소월의 시가 생각이 난다,
가시는 걸음 걸음 / 놓인 그 꽃을 /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소월은 가고 없지만 진달래를 노래한 시는 지금도 살아움직인다,
이제 진달래도 하루에 수백리를 달려 북상해 올라갈 것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겉으로는 임을 미련없이 떠나 보내며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그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어 ‘마음속으로 통곡을 하겠다’ 는 뜻을 표현해 가는 임을 끝까지
붙잡아 보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긴 이별의 슬픔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헤여짐 마저도 인내로 승화시키겠다는
진달래꽃 詩, 마지막 한 소절을 뺄수가 없어 끝까지 적어본다,
잠시 매화 한켠에 곱게 피여난 진달래를 보면서 먼 지난 세월속으로 빠저 든다,
소월의 진달래 꽃 시와 뜻 말은 중학교 국어시간에 하도 달달 외워서 지금도 진달래만 보면 머리속에서 술술 풀려나오는
시(詩) 이기도 하지만 또한 내게는 소년적의 감수성이 넘치든 시절의 추억이 담긴 시(詩)이기 때문이다,
곱다, 고와도 너무도 곱다,
이제 며칠후면 매화비가 내리고 매실이 맺힐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만날때 까지는 일년을 기다려야 한다,
흐트러진 매화 사이 사이로 매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매화 사진을 찍는다,
이곳은 청매실농원에서는 비교적 높은 곳이라 사람들이 뜸하다,
홍매화와 백매화가 어우려진 청매실농원에서 보이는 섬진강의 푸른 물결과 지리산 은
말이 필요없는 정경이다, 그래서 누구나 이곳에 오면 시인이 된다,
아름다운 시구 찾아 소식과 겨뤄도 보고
조각 경전 뒤적이며 정현을 반박도 하며
한그루 매화가 그렇게도 청고 하기에
향 피우며 단정하게 흰구름가에 앉았다네..
- 정약용 -
관청 뜰에 내려가 늙은 매화 둘러보니
은근한 향기 나는곳 추위에 핀 매화 꽃이네
아전은 성근 가지 그림자 멋을 알지 못하고
달빛에 빗긴 그림자 가지 보고 괴이타 하네
- 이안눌
하루종일 봄을 찾았으나 보지 못하고
집신으로 동쪽산 구름속을 답파 하였네
돌아와 향내를 맡고 웃으며 수염을 꼬니
봄이 가지 위에 이미 온통 와 있더라
- 매화니 -
이곳 매화는 만개했다, 달이 차면 기울듯이 이제 매화가 질 시간이다,
그래서 일까? 오늘은 완연한 봄이다,
봄을 달고 온 매화를 만나러
먼길을 왔지만 이곳에 오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다,
농원 뒤뜰에 있는 대나무 숲에도
파릇파릇 봄이오는 소리가 들리는게 아니라 성큼 다가 와 있었다,
봄은 산수유로 부터 시작한다, 날씨가 풀리면 제일 먼저 노랗게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을 알리는 산수유(山茱萸)
여름이면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열매는 한약재에 꼭 필요한 중요한 약제로도 쓰이고 산수유 술도 아주 유명하다,
매화는 봄을 불러 오지만 산수유는 봄을 알리는 꽃이다, 그래서 같은 듯 다르다,
시인은 노랗게 채색된 그 세상에서 설움을 보았단다. 라고 했다,
행여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이 떠올라서 일까. 허기진 아이들은 아무리 물을 마셔도 하늘이 노랗게 보이든 시절이 있었다.
산수유는 잎이나기 전에 노랗고 향기로운 꽃을피우고. 가을이면 가지마다 새빨간 열매가
주렁 주렁 열린다, 산수유가 노랗게 물들인 길을 홀로 걷는 여유로움은 일상에서의 번잡함을 잊고, 노랗게 물들여
오는 봄을 느낀다, 산수유는 가을에 완전히 익은 붉은 열매를 채취하여 씨를 빼고 건조시킨다. 성분은 주로 타르타르산, 말산,
당분, 수지등 여러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주로 간과 신장의 경락에 작용하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며 독이 없는 열매다,
동의보감에 산수유 열매는 많은 약재에 쓰이는 것으로 되여 있다,
남자에게 좋은데, 정말 좋은데, 뭐라고 말할수도 없고 ~ 라고 한 우스꽝스러운
광고 카피가 있든 원자재가 산수유다,
대나무 숲과 매화 그 속을 유유자적 즐기는 상춘객,
잘 어룰리는 한편의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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