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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흐르듯이 순리대로

북한산 원효봉을 오르며(2009년,11월, 21일 -1,) 본문

국내 山行日記/서울·북한·도봉

북한산 원효봉을 오르며(2009년,11월, 21일 -1,)

물흐르듯이순리대로 2009. 11. 21. 23:11

북한산성 입구에서 왼쪽 개울을 건너 대서문과 시구문으로 연결되는 산성을 타고

올라가니 얼마되지 않아서 시구문이 나온다, 300년전 이 문은 사람이 죽어야 나가든 문이나, 왜 산중턱에

죽은 사람이 나가는 문을 만들었을까,  그러나 이 시구문은 전란용도로 만든 문이니 죽은 사람을

내보내는 일도 적군에게 비밀로 해야하는 고충이 있었든것 같다,

간밤에 눈이 오는것도 몰랐는데 여기와서 보니 눈이 제법 쌓여있다,

했볕은 들었어도 찬바람 때문인지 바닥은 얼어있다, 많이 미끄럽다, 아이젠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 산길은 조심하는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것 같다,

 아직은 이른시간이라 많은 사람이 다니질 않는 한적한 길을, 

발에 밟히는 눈의 감촉을 느끼며 걷는다, 

어느새 원효암까지 올라왔다, 여기서 등산로 로 0,8 km정도

올라가면 바로 원효봉 정상이다, 이대로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을 하기에는

너무 재미가 없을것 같아서 원효암마당을 지나 뒷편으로 돌아 나간다

원효암 담장 뒤에 숨어 있는

원효암에 얽힌 또 다른 전설의 현장인 샘터로 들어선다,

약수물이라고 써놓은 바위 아래 작은 문을 만들고 자물쇠를 채워 놓은곳이

아주 옜날 원효대사가 여기서 수도정진 할때 물이없어 원효가 짚고 다니는 지방이를 꽂아 뚤었다는 샘,

현재의 상식으로 보면 사람이 짚고 다니는 지방이로 바위를 뚫어 샘을 파기는 어려운 일이나 여하튼 그렇게 해서

샘을 파고 그 샘을 그때부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어니 사실이든 전설이든 간에 바위 한가운데

샘이 솟는 다는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자리에 원래부터 샘이 있었든것은 아닐까,

그래서 인지 대代를 이어가는 불제자들이

지금도 끊임없이 불사를 벌여 그 영험스런 샘터를 보존하는 일을하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

샘터를 지나 그대로 나가니 이런 벼랑이 나온다,

여기는 그냥 암석으로 이어진 바위 벼랑이다, 오늘은 이벼랑을 따라 오른다,

이 벼랑중턱으로는 다니는 사람도 없고 길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

그냥 가다가 못가면 돌아 나올 작정을 하고 길을 잡아본다, 다행히 여기는 양지라 바위에

얼어 붙어 있는 눈이 없다, 눈이 내린다고 해도 바위 경사가 심해서 쌓이는게 아니라 

그냥 흘러내릴것 같은 곳이다,

요리 조리 한발 한발 내딛는것도 이런 산행의 묘미다,

나무가 나있고 풀이 자라는 곳이라면 한폭이든 한뼘이든

사람이나 동물이 다니는 길이 될수가 있는 법이니 걱정할게 뭔가,

소나무 잎에 달라 붙어 꽃이 되여버린 눈, 바람이 매서워서 인지 녹지도 않는다,

이런 길일수록 가다가 발밑을 내려다 보면 현기증이 나는 법이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다,

온통 발길이 닿는곳마다  벼랑으로 이어진 바위틈을 잡고 앞으로 간다,

몇 백m만 가면 될 편한길을 두고 왜 이렇게 돌아서 올라갈까,

원래 하지말라는 것만 골라가며 하는 사람을 두고 맛이 갔다고 하든데,~

그래도 아무도 없는 벼랑 양지녁에 혼자 앉아 발밑을 내려다 보고

있노라면 이 순간만은 어느 누구도 안부럽다,

붉은선은 오늘 내가 원효봉을 올라간 길이다,

끝까지 가서 바로 원효봉으로 올라 갈려고 했는데 험해서 올라갈수가 없었다,

  그래서 옆으로 옆으로 다시 돌아 나와 원효봉 정상 직전에 있는 바위밑으로 올라왔다,

위험 하지도 밋밋하지도 않은 아기자기한 바위길을 돌고

돌아 올라 왔더니 땀도 나고 숨이 찬다, 여기서 오늘의 흔적을 남기려고 카메라를 바위에

고정시켜 자동타이머를 맞춰 놓고 잽싸게 뛰여가서 사진도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