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흐르듯이 순리대로
내게는 붓이 없다,(2009,11,28-2) 북한산장에서 칼바위능선으로 본문
내게는 붓이 없다,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잘 그려내는 재주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게는 카메라가 붓 이다, 꽤나 오래된 세월동안 카메라와 함께 하기는 했지만 카메라 붓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어쩜 흔히들 말하는 예술이라는 말과는 애당초 부터 거리가 먼, 예술의 지적 함량이
아주 많이 모자라는 사람이다, 그나마 카메라 라도 아니면 무슨재주로 이 아름다운 모습들을
나만의 화폭에 옮길까 싶어서 언제나 그저 습관처름 카메라를 챙긴다
같은 장소에 있는 나무 인데도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것처름 보이는 그림,
나는 내맘에 드는 피사체만 있어면 맘껏 내 붓을 휘두런다, 무모할 정도로 휘두러다가 보면
얻어지는게, 그것이 내겐 나 만의 만족을 가져다 주기때문이다, 드러내 놓고 자랑할 정도의 그림들이
없으면 어떤가?, 예술을 하는것도 상업적인 작품을 만드는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저 나만의
즐거움으로 만족하면 되는데 무었이 걱정 인가,
북한산장에서 200m 떨어진 용암문으로 갔다가 다시 산성주능선으로 되돌아 나왔다,
하산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서
산성을 끼고 낙엽이 쌓인 호젓한 길을 것는다,
이런길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 그저 한줄이라도 흥얼대는 그런 시인이,..
지나온 길 돌아보니 소나무와 성곽, 그리고 동장대,
지나가는 등산객이 아니였다면 여기도 그림이 괞찮을뻔 했다
그렇게 다시 1,5km 정도 나와서 대동문으로 왔다, 여기가 이 산성의 제일동쪽 이다,
서쪽에 있는 대서문을 통과해서 동쪽으로 온셈이다, 이제 여기 한켠에 자릴 잡고 점심이나 해야 겠다,
도시락의 밥이 아직도 따뜻하다, 김치 한가지의 찬이지만 그래도 밥맛은 좋다,
후식으로 따뜻한 커피까지 하고 나니 어디 양지녁에서 한숨 자고 싶다, 지난주에는 원효봉 절벽에 붙어서
늘어지게 잘 쉬였는데 여기는 그렇만한 곳이없다, 그래서 내친김에 대성문으로 길을 잡고 나가다가 칼바위로 접어든다,
오늘 하루종일을 계곡에서 능선으로만 다녔기에 발바닥이 근질근질해서 아릿한 맛을 보려고 접어든 길,
언제나 이길은 짜릿하다
앞에 보이는 두개의 바위를 타고 넘었다, 그 뒤로 산성이 주능선에 길게 뻗어 있는게 보인다,
왼쪽 낮은곳 산성에 구멍이 보이는곳이 보국문이다, 도봉산에도 칼바위가 있는데 여기는 정릉칼바위다,
칼바위 능선 제일 높은곳, 두 서넛 정도의 사람이 서면 더이상 공간이 없는곳에서
저뒤 보국문을 배경으로 흔적을 남긴다, 사진 찍어 주는 사람이 너무 웃겨서 따라 웃다가 잡혔다,
타고 내려가고 올라가는길, 내려가는 사람에게는 내리막길 이지만
올라 오는 사람에게는 오르막길, 올라오는 사람은 잘올라와도 내려가는 사람은 조심조심
내려갈수밖에 없는 길이다, 칼바위능선은 거리는 짧지만 이런곳이 몇군데 있다, 그래서 재미있는길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손으로 잡거나 앉아서 기거나 어떤 방법이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않을 듯한 오히려 안전한길이다, 널널한 길에서 사고가 나는법 이지 이런 곳에서는
누구나 다 조심을 해서 인지 오히려 사고가 없는길이다, 그런데 보기에는 어질어질 하다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로 그치지 않는가
우리도 그치지 말아 만고상청 하리라,
산이 늘푸르고 물의 흐름은 그침없듯 자연은 영원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돌아보면 덧없다 하였다,
하지만 이 대 학자는 만고 상청하자고 말한다, 이것은 영원히 푸르고 싱싱하게 살자는 뜻 인것 같다,
이 時는 퇴계 이황의 도산십이곡 중 열한째 시다, 오늘따라 문득 이 시가 생각이 나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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