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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흐르듯이 순리대로

하늘을이고 우뚝 서 있는 태백산(2015년 2월 1일) 본문

국내 山行日記/충청·경상·전라

하늘을이고 우뚝 서 있는 태백산(2015년 2월 1일)

물흐르듯이순리대로 2015. 2. 4. 11:29

태백산 하면 설 雪 산이다,

설산이지만 푸근한 너른 가슴을 내보이는 산이자, 맘껏웃고, 한껏울고 싶은사람 다 오라는 산이다,

하늘을 이고 우뚝 서 있는 태백산이 신령스럽게 다가온다.

태백산은 원래 배달겨레를 상징해 온 산이 아니든가.

2015년 2월 초하루 오전7시 서울역에서 출발한 버스가

태백산 유일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11시경, 유일사로 올라가는 등로는 이미 만원?

태백산 눈꽃 축제 마지막날이라 그런가 전국에서 모인 산꾼들의

행열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천제단까지는 4km다,

그 절반 거리인 2,4km 지점에 유일사(唯一寺)가 있다,


그러나 유일사라는 이름에 담긴 뜻은 무었일까?

세상에서 진정 유일무일한게 무었일까? 그런 뜻일까?

유일사에는 비구니 도량이 있는데 선원 이름이 무이(無二)선원 이라고 한다,

결국 유일무이 하다는 말이 아닌가?

 

이 우주에서 유일무이한 건 무엇일까?

이 산사에 잠깐이라도 안겼던 숱한 나그네들은 그 뜻 헤아려 나름의 답을 얻어갔을 게다.

나는 태백산을 여러번 올랐지만 그저 가는길이 바빠 가는길녁 100m 거리에 있는

유일사를 한번도 가본적은 없다,

 

사람들은 태백산 太白山 을 한밝뫼 라 했다,

한은 크다, 밝은 밝다, 뫼는 산이니 글자 그대로 풀면

크고 밝은 산이라는 말이다,

 

 

태백산을 오르면서도 숨이 벅차지 않는 게 완만한 길 덕만은 아니다.

기암괴석 사이에 생명의 뿌리를 꾹 박아 놓은 소나무 보는 재미도 솔솔하고,

자작나무가 물들인 은빛 숲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 있으면

금방이라도 누군가가 손목이라도 잡아줄 듯하다.

그 뿐이랴. 쭉쭉 뻗은 잣나무들이 제 그림자 눈밭에 가지런히 뉘어 놓았는데,

그 그림자들 사이로 햇살 한 줌 뿌려면, 그 햇살 어디 한 자리서 가만히 서 있을까?

슬쩍, 그 옆 그림자 속으로 비껴가겠지.

흑백과 어우러진 빛의 향연에 감탄하지 않을 사람이 누굴까?

그러나 태백산은 지금의 눈으로 보이는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토벌대와 게릴라의 좇고 쫓기는 달음박질속에 총성이울리고. 누군가의 선혈이 산자락 타고 저 지리산까지 이어졌다. 

그 핏자국이 지금은 다 지워진 것인가? 혹, 들리지 않는 총성에 보이지 않는 핏자국이

 여기 어디선가 또 시작하고 있는 건 아닌가?

 

 

 

어느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칼바람이 겅둥겅둥 온 산을 뛰어다니면,

나무들은 제 몸이 서러워, 온종일 피리를, 불었을 터인데,~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간다는 주목들이 산자락에 펼쳐져 있다.

평균 나이 200년(30~920년)의 살아있는 주목만도 3,900여 그루. 그 오랜 세월 동안

휘몰아쳐 온 비바람, 눈보라 어찌 견뎌 왔을까!  

 

 

맞은편 산은 함백산이다,

그 오른쪽 거대한 선풍기?가 돌고 있는곳은 피재 삼수령이다,

저곳에서 태백산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은 화방제에서 천제단을 지나 경북춘양으로 연결된다,

 

백두대간은 계곡이나 천을 건너지 않고 능선으로 이어지는 백두에서 태백산을 지나 지리산까지를 말한다, 

그러나 이 곳에서 보아야 할 게 백두대간에 펼쳐진 태백, 함백의 산 줄기만은 아닐 것이다

죽어도 죽은 게 아니라는 듯, 껍질만 남아 다 헤져 보이는 

나무임에도 새 생명 잉태라도 하려는 듯, 줄기엔 붉은 빛이 확연하게 감돈다,

어느 가지엔 싱싱한 잎이 무성히 달려있기도 하다.

저 주목들이 내게 묻고 있다. 

나는 이렇게 산다. 너는 어찌 사느냐?,

저 주목은 구름에게 뭘 전하고 있을까?

혹, 천년동안 품어온 비밀을 하나 하나 풀고 있는건 아닐까?.

여기는 장군봉 제단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 발 디딜 틈도 없다,

지나와서 돌아본 장군봉

그리고 태백산의 정상인 천제단도 보인다,

천제단과 장군봉의 능선길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벼워보인다,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거나, 크고 작은 사업번창을 기원하기도 하고, 자신의 모든 염원을 담아 오른 태백산,

이 산 찾고 무었인가 모두 잘될 것 같은 행복감에 산이 안아주는 산의 품에서 맘껏 웃어 보려는듯이~


그렇다. 가슴 펴자!  비통하고 처연해, 서글프고 고단해 움츠렸던 가슴, ^^

 

허리 곧추 세우고 주목 앞에 서서 당당히 펴는 거다.!!

나 이렇게 살고 있다고, 나도 웅대한 태산 기백품은  배달겨레라고 말하자.

그러니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태백산의 너른 가슴에 기대 숨 한번 고르는 거다.

2015년 2월 초하루 태백산 천제단은 저 마다의 염원을 담은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러면 어떤가? 오늘 나도 이자리에 있었노라 크게 한장 박는다,.. 파이팅!! 

 

태백산 정상 석단을 높이 쌓아 하늘에 기도드리는 제천단(祭天壇)

바로 아래에 있는 단종비각(端宗碑閣)이다, 

영월에서 죽은 단종의 혼이 백마를 타고 이곳에 이르러 태백산 산신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산사다 보니 사람들이 망경사 로 부르지만  망경대(望鏡臺)가 맞다.

전각이며 요사가 길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산줄기를 헤치고 싶지 않았던 게다.

망경대 용정 물맛은 소문대로 일품이다,

옛날부터 천제를 지낼때 제수로 사용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곳(해발 1470m)에

위치한 이 샘은 동해에서 떠 오르는 아침 했살을 제일 먼저 받아

우리나라 100대 明水 중 으뜸에 속하는 곳이다

이 보살이 365일 불철주야 바라보고 있는 곳 은 맞은편 산능선 문수봉이다, 

 

만경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이다.

652년(진덕여왕 6)자장(慈藏)이 창건하였다. 전설에 의하면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에서 말년을 보내던

자장율사가 이곳에 문수보살(文殊菩薩)의 석상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찾아와, 절을 짓고 석상을 봉안하였다고 한다.

 

6·25 당시 불탄 것을 현 주지의 노력으로 중창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과 샘이 있는 용왕각(龍王閣), 요사채, 객사 등이 있다.

용왕각에서 분출하는 물은 낙동강의 원천이 된다고 한다.

 

 

 

 

 

 

 

천제단에서 하산하는 방향으로 오른쪽은 당골 왼쪽은 백단사로 내려서는 길이다,

반재 이름그대로 천제단에서 당골간 중간지점이라는 뜻이다,

 

 

천제단에서 하산해 도착한 당골은 눈꽃 축제가 마지막을 치닫고 있었다,

눈꽃 축제가 열리는 태백 1980년대 후반까지도 탄광산업으로 호황을 누리든 곳이다.


그렇다고 광부들이 부자가 된것도 아니고 검은 진주라는 석탄캐고 받는 품삯이래야

그저 입에 풀칠 하기도 힘든 시절이였다,  그나마 켁켁 거리는 진페증이나 안걸리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모진 삶을 살아야 했든 30여년 전

처연에 가까운 우리의 삶이 몰려오는 듯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