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흐르듯이 순리대로
천하절경 명당이 어디 따로 있겠는가? 도봉산 망월사,(2009년 3월 29일) 본문
도심권에 가까이 있다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깊고 웅장해 보이는
원도봉 계곡 길을 따라 도봉산 포대능선을 향해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으로 올라간다,
지하철 망월사역에서 여기까지는 초행길이라 할지라도
그저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같이 움직이다 보면 별로 어렵지않게 올수있다,
예나 지금이나 거북바위는 변함이 없는데 거북바위 밑 동굴은
토속신앙을 믿는사람들의 좋은 기도처로 원도봉계곡 초입에는 오래된 무당집들이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곳이 굿판이 벌어지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든 곳이다,
골자기가 깊어서 아직은 봄을 말하기는 민망할만큼 싸늘한데
그래도 계절은 어쩔수 없는지 활짝핀 산수유가 맞아준다,
포대능선을 오르자면 망월사를 지나야 하는데 이제 망월사가 300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잠시 쉬여가느라 볕이드는 한켠에 자리하고 앉아서 커피를 탄다,
커피 특유의 향을 맞으며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바람이 차긴해도
사방에서 봄이 오는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힘겹게 오른 등산객을 반갑게 맞아주는 망월사,
왼쪽 문인 해탈문 에는 "아니온듯 다녀 가시 옵소서" 라는 글씨를 붙여 놓았다,
이 말은 수많은 등산객들에게 시달리는 절의 고충을 이해하고 조용히
지나가 달라는 뜻일 것으로 생각된다,
해탈문을 들어서자 나오는 큰바위 밑 샘터,
이 샘터가 망월사의 젖줄이다,
망월사 천봉당 태흘탑, 조선시대 긍려 천봉당 태흘(1710)-1793)팔각 원당형 부도이다,
팔각원당형 부도는 기단, 탑신, 지붕이 모두 팔각형 단층 부도로 지붕과 기왓골 등 세부는 목조건물
양식을 모방하여 만들어 진것이다. 태흘탑 옆에 있는 비석은 천봉선사 태홀의 부도탑비다, 탑비는 어떤
사적이나 글을 새겨 후세에 오랬동안 전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불교에서 선종이 유행하면서
승려의 행적을 남기기 위해 부도와 함께 건립된다,
태흘탑 뒤 벼랑에 작은 석축을 쌓고
터를 딱아 한 뼘이나 될까 말까 한 작은암자도 지어놓았다,
태흘탑에서 영산전 과 망월사 기도 도량인 천중선원 으로 가는 출입문,
큰바위와 벼랑 사이로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의 가파른 길이 나있는데 바위 생김새가 예사롭지 않다,
바위 벼랑 위에 길을 내고 터를 딱아 세워진 망월사 영산전,
영산전에 오르니 전면 네개의 기둥마다 현판으로 글씨를 새겨놓았다,
뭐라 써있는가? 그 뜻은 무었인가? 살펴보니,..나같은 무지한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 그 뜻을 달아 놓았다,
이금회재일당중 : 지금 이 한당에 모두 모두 모였네
증석영산몽수기 : 지난날 영산회상에서 수기를 받았는데
무시무비반송죽 : 옮음도 그름도 없으니 송죽을 벗삼네
유산유수승용호 : 산이있고 물이 있는곳에 용과 범을 타고,
천하절경 명당이 어디 따로 있겠는가, 내가있는 이곳이 그 곳인것을,~
영산전을 배경으로 도봉산, 만경봉, 자운봉, 신선대, 주봉등이 보이는 곳에 망월사가 자리하고 있다,
망월사 기도 도량인 천중선원(天中禪院),
망월사 건물중 가장 넓은 마당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하다,
망월사 입구에 들어 서면서 처음 마주치게 되는 무위당(無爲堂),
그래서 인지 아래층은 신도들이 많이 들락거릴수 있도록 종무소를 설치해두고 있었다,
낙가보전(洛迦寶殿),이다,
망월사는 무위당(無爲堂), 낙가보전(洛迦寶殿), 영산전(靈山殿)천중선원(天中禪院),
이라는 네 동의 건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라 때인 639년(선덕여왕 8)에 왕실의 융성을 기리고자 창건했다.
절의 이름은 동쪽에 토끼 모양의 바위가 있고, 남쪽에는 달 모양의 월봉이 있어
마치 토끼가 달을 바라보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하여
망월사라 하였다고 한다,
낙가보전에서 천중선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외부인 출입을 통제해 놓았다,
스님들이 밤낮으로 공부하고 정진하는 곳인데 나같은 속인들이 함부로 들락 거린대서야
어디 될법한 일인가,
어느 절이나 다 있는 종각, 여기서도 범종각 이라 부른다,
망월사도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1370년 전에 지어진 절이다,
물론 그동안 중창과 중건을 계속해서 오늘에 이어저 왔겠어나 역사란 과거의 일이지만 현재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의 일을 통해 미래를 바라 볼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어저 가는 것이 아닐까?
오늘 이 자리의 나 또한 현재의 나 이지만 역사속의 나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망월사를 뒤로 하고 포대능선을 향해 다시 산을 오른다,
망월사에서 500m 만 더 가면 포대능선인데 빨리 올라가서 자리하고 도시락을 풀어야 할것같아서,
요즈음은 어디나 음지에는 눈이 쌓여 있고 양지에는
아지랑이가 피여 오른다, 서둘지 않고 느긋하게 오르다 보니 벌서 포대능선 턱밑이다,
막바지 오름길도 워낙 정비를 잘해놔서 힘들지 않게 올랐다,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해발739,5m )에서 북쪽으로 뻗은
이 능선은 능선 중간에 대공포 진지인 포대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능선의 길이는 약 1,4km 이며 북쪽 사패산 방향으로 원도봉계곡(오늘내가 올라온길), 회룡계곡,
안골계곡, 송추계곡, 원각사계곡으로 산행 가능하며 자운봉쪽으로 우이암을 경유하여
우이동계곡 등으로 산행을 할수 있는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지구 의
주요 탐방로 중 하나다,
포대능선 정상에서 바라보니 망월사에서 바라보았든 만경봉, 자운봉, 신선대, 등이
눈에 들어온다, 포대산불감시초소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 조금은 늦었지만 도시락으로 요기를 한다,
이곳은 한겨울에도 바람도없고 따뜻한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점심도하고 막걸리도
한잔씩 하며 쉬는 곳이다,
한참을 늘어지게 쉬고 나니 한결 몸이 가볍다,
그나 저나 이제 하산길을 재촉 해야 하는데 오늘 하산하려고 하는 이 코스는
예전에도 몇번 선택은 했으나 위낙 험한 곳으로 소문이 나서 별로 가고싶지 않아 포기했었는데
오늘은 천천히 내려가 볼 작정을 하고 길을 잡는다,
헬기장에서 출발해서 가파른 언덕길을 한참 내려가니,
외줄을 잡고 바위를 내려가야 하는 험한 곳이 나오는데 딱 질린다,
한사람이 올라오거나 내려가면 다른 사람은
무조건 그 사람이 다 내려 갈때 까지기다려야 하는 가파른 암릉 외줄길,
보기에는 스릴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은근히 겁도 나는 암릉 외줄 타기 코스가 계속 이어진다,
이제는 없겠지, 이제는 끝났겠지, 그러나 계속해서 이어지는 암릉길,
그래도 중간에 흙 붙은길이 몇 m라도 있으니 그로 위안을 삼는수 밖에 없겠다,
지나고 나면 또 암릉길, 또 가파른 내리막 암릉길,...
이 코스는 이렇게 하산하는 길로 잡지말고 여름철 오르는 코스로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중간에 잠시 앉아서 쉬고 있는데 올라오는 등산객을 만났다,
이곳에서는 사람을 만나는것 만으로도 반가운 그런곳이다,
암릉 외줄타기 코스라 그런지? 그 많은 도봉산 등산인들을 구경도 할수 없는것을 보니
이 코스가 험하긴 험한 모양이다, 그래도 재밋다,
스틱은 접어서 배낭에 단단히 고정 시켰고, 카메라도 목에 딱 붙여서
흔들리지 않게 준비를 철저히 하고 내려 가는데도 이놈의 길이 험하긴 험하다,
그러면 어떠랴, 오늘이 다 가려면 아직도 해가 중천이니 쉬엄 쉬엄 즐기면서 내려 간다,
이렇게 한시간 정도 내려 오니 외줄타기 암릉코스가 끝났다,
이제 이런 믿믿한 길은 날아 갈것 같은 생각이다, 빨리 내려 가야겠다,
그래서 오를때 본 족발집에서 막걸리 한잔에 오늘 일정을 느긋하게 되새겨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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