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흐르듯이 순리대로
원효봉정상에서 찬바람을 맞으며(2009,11,21-2) 본문
이 바위 밑으로 바짝 붙어 올라 와서 한참을 쉬였다,
따뜻한 양지녁 바위에 등붙이고 원효봉의 정기를 받으며 혼자 놀았다
여기는 탐방로니까 안전시설을 잘해 놓았다,
원효봉으로 가는 등산로 중 유일하게 바위를 타고 넘어 가는 곳이기도 하고,...
바위길 위에서 바라본 도봉산, 지난주에는 저곳에서 찬바람을 맞았는데
오늘은 여기서 바라보니 도봉은 참 아름다운 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근거리라 한달음에 달려갈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 앞에는 여기서 훌쩍 건너뛰면 닿을수 있을것같은 거리에 숨은벽 전망바위도 보인다,
저 전망바위는 여기서 보이는 중간선밑 바닥을 따라 붙어 오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한 곳이다,
원효봉 9부능선 바위틈에 붙어앉아 배낭을 벼개삼고 드러누워 하늘을 지붕삼아
한참을 잘쉬고 나서인지 발걸음이 가볍다, 내친김에 원효봉 정상으로 들어선다, 여기는 산 정상 치고는
꽤나 넓은곳이다, 아마 옜날옜적 산성 수비군 몇개 소대쯤은 넉넉히 여기서 훈련도 하고 숙식도 했을 만큼,
물론 내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그랬었다는 그런 흔적이나 기록은 찾을수 없다,
원효봉 정상은 온통 이런 암석으로 생성되여 있는곳이다,
바위틈을 비집고 자라는 소나무에도 눈꽃이 피였다, 그러고 보니 이 소나무는 겨울에는 눈꽃을 피워
아름답게 변신을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인간에게 제공해주고 있는것 같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원효봉정상 그리 높은곳은 아닌데도 바람이 차다,
그래도 여기저기에는 정겨운 사람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들이 백악의 원효봉 자연과 참 잘 어우려 진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뒤 제일높은 봉우리가 백운대,
가운데 톱날처름 생긴바위들이 있는곳이 만경대, 그리고 우측이 노적봉이다
몇번씩이나 다니는 곳이지만 이 좋은곳에서 그냥 내려가기는 좀 아쉬운감이 든다,
그래서 어디 적당한곳을 골라 점심도 해야겠고 찬바람도 맘껏 온몸으로 맞아 보고 싶다,
정신이 번쩍들 정도로, 그러기에는 오늘 했볕이 너무 따뜻한게 흠이기는 하지만,
건너다보니 의상능선에도 많은 눈이 붙어있다,
저기는 겨울내내 눈이붙어 떨어질줄 모르는 곳이다, 눈이 겹겹이 쌓인 강원도의
풍경과는 또 다른, 큰 눈은 흘러내리거나 바람에 날려 흩어저 버리고 잔설만 꽁꽁얼어붙어
바위와 동거하는 형국인 이곳의 눈은, 초겨울부터 저렇게 바위에 붙어 떨어질줄
모르고 내년 4월초까지 간다,
몇주전만 하드라도 푸른색갈로 덮여있든 북한산이 온통 나신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쩜 자연의 이런 현상은 자연이 할수있는 자연만의 특별한 행위가 아닌가 싶다, 봄부터 싹을티우고,
여름에는 그늘을 주고 가을에 열매를 맺은뒤 겨울이오면 자신을 모두 벗어내던저 버리는 자연, 마치 술잔에
술이 가득차면 술이넘처 더이상 따라 부을수 없는 아주 단순한 이치처름, 자신을 벗어 내던저 버리는것이
가장 평범 하면서도 가장 숭고한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게 아닐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언제나 그자리에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자연은 자신의 모두를 내던저 무한정의 필요함을 우리에게 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자연을 잘 가꾸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텐데, 나도 오늘
얼마나 많은 자연을 훼손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혼자 웃는다
북한산성 북문으로 내려오니 소실된 누각을 복구하지 않은채로
그냥 두어서인지 하늘이 보이는 휑한공간이 썰렁해 보인다, 무슨 무슨 문 그러면 언제나 울긋 불긋한
단청으로 치장된 누각이 반겨 주는게 각인 되여 있어서 그냥 그렇게 보이는가 보다
북문에서 하산하는길 나무들도 어느듯 자신이 피웠든 수확물을
모두 내려놓고 조용히 동면에 접어든것 같다,
돌아 내려 오면서 뒤돌아보니 백운대가 점점 멀어 진다,
북한산성마을 보리암, 이제 여기서 부터는 도로가 나있는 길이 나온다,
산성내 길이라 이곳 주민들 말고는 외지인들의 차량통행이 엄격히 제한되여 있기때문에
이곳 산성마을 식당에서 한잔하고 나면 주인이 밑에 버스다니는 큰길까지
실어다 주기도 하는 곳이다,
술한잔 생각이 안나는 나같은 사람은 꽁짜 차량보다는 그냥 걷는게 편하다,
대서문까지 내려왔다, 이곳은 북한산성 성문중 유일하게 우마차가 다니든 곳으로 북한산성
사대문중에서는 제일 낮은평지에 있는 문이다, 그래서 이 북문이 적에게 무너지면 다음 2차 방어선
문으로 중문과 수문이 있었는데 수문은 큰 홍수때 유실되고 중문은 지금도 남아 있다,
북한산성 대서문이다,
북한산성 4대문중 제일 낮은곳에 있고 유일하게 우마가 다닐수 있는 산성의 정문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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